장르
작품 소개
까칠하고 병약한 소공작 아드리안과, 씩씩하고 사교성 좋은 시골 소녀 올리비아. 둘의 첫 만남은 최악이었다. "더러워." 그러나 올리비아는 기죽지 않는다. 창문 너머로 숨어 있는 소년에게 매일같이 찾아가 인사를 건네고, 안 받아 줘도 또 찾아간다. "내가 너한테 일을 준 것도 아닌데 뭐가 고맙다는 거야?" "하지만 안 된다고 하지도 않으셨으니까 결국 허락하신 거나 다름없죠!" “……” 말이 안 통한다며 짜증을 내던 소년은, 어느새 소녀의 엉뚱한 화법에 말려들어 가시를 조금씩 내려놓는다. "쟤는 누구야?" "알아서 뭐 하게." "그냥 궁금해서. 친해 보이길래." "어. 내 친구야." 고귀한 수도 손님들 앞에서도 망설임 없이 '내 친구'라 선언하는 아드리안. 그런데 그 손님들이 떠난 뒤, 올리비아는 이상하게도 그를 피하기 시작한다.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왜 자꾸 나를 피하는데?" 눈시울까지 붉어진 소년을 보고도 올리비아는 선뜻 이유를 말하지 못한다. 알고 보니, 손님들이 뒤에서 '아드리안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며 올리비아를 비웃고 간 것. "뭐가 다르냐고. 널 욕하는 건 괜찮은데 왜 나는 안 괜찮아?" 거리를 두려는 올리비아에게, 아드리안은 서운함을 숨기지 않고 쏘아붙인다. "나와. 산책 시간 늦었어." "아, 하지만……." "하지만은 무슨 하지만이야. 넌 내 말벗이지 어머니의 말벗이 아니잖아." 제멋대로인 듯 보이지만, 실은 올리비아의 모든 순간을 눈여겨보고 있던 소년. 신분도, 처한 세상도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물들어 가던 그 겨울. 그러던 어느 날, 아드리안은 작별 인사도 없이 수도로 떠나 버린다. 화해하고 싶은 마음에 서로가 보낸 편지는, 단 한 통도 상대에게 닿지 못했다. 그리고 7년 후, 어른이 된 올리비아는 우연히 고향을 다시 찾았다가 까칠했던 그 소년을 마주한다. 그 시절을 가장 빛나던 추억으로 여기던 올리비아는 예전처럼 다시 ‘좋은 친구’로 지내자 하지만. “친구? 내가 너랑 고작 친구나 하려고 지금까지 널 찾은 줄 알아?” 더는 소년이라 부를 수 없게 된 남자는 삐딱한 미소를 머금고 되물었다.
출처: 리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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