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작품 소개
성인이 되면 수녀가 될 예정이었다. 마을 지주에게 빼앗긴 어머니의 유품을 되찾기 전까지는. 목걸이를 되찾기 위해 수도 로웰의 귀족 경매장에 숨어든 아네스는 전 재산을 털어 간신히 낙찰에 성공한다. 그런데 기쁨도 잠시. “그런데 말이지, 레이디.” 불쑥 뻗어 나온 손이 아네스의 품에서 상자를 낚아챘다. “이건 원래 내 거거든.” “네?” “내 집에서 훔쳐 간 걸 놈들이 경매에 팔아 버린 거지. 그쪽은 장물을 낙찰받은 거고.” 겨우 되찾은 어머니의 유품을 또다시 빼앗겼다. 그것도 천사의 얼굴을 한 악독한 귀족, 다미앙 아르튀르 후작에게. *** 목걸이를 두고 지독하게 얽히던 어느 날, 그 남자가 느닷없이 청혼했다. “재밌으세요? 저 같은 평민 상대로 장난치는 거 재밌으시냐고요.” “누가 장난이래? 진심이라면 화가 좀 풀립니까, 아네스 에버딘 양.” 평민인 자신과 후작인 그가 결혼할 수 있을 리 없다고 밀어내도 다미앙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귀족인 내가 체면 따위는 개나 줘 버리고 청혼하고, 당신 마음을 구해 보겠다고 여기까지 찾아온 게 잘못이냐고 묻는 겁니다.” “하지만 전 평민이고…….” “그딴 얄팍한 체면 따위 안 따지는 놈인 거, 아직도 몰랐나?” 쭉 뻗은 잘생긴 콧날이 아네스의 뺨을 스쳤다. “여기서만 하는 말이지만, 난 몹시 건강한 동정이라고.” “……!” “그럼 이렇게 하죠. 나와 결혼해 살다가 도저히 살기 싫어지면 그때 날 버려도 좋아.”
출처: 리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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