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작품 소개
어릴 적부터 짝사랑해 온 버트 형과 결혼하게 됐다. 그런데, 나는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 결혼식이 끝나면 먼 곳으로 유배당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아버지와 버트 형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형은, 왜 저와 결혼하기로 결심했어요?” “네 아버지가 재산을 상속하겠다고 했거든.” “네?” “너와 결혼을 하면 내게 모든 재산을 상속하기로 약속했어.” “듣자 하니 너도 이 결혼을 하고 싶어 했다던데, 문제 될 건 없지 않아?” 차갑게 말하는 형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형은 감정을 못 느끼니까. 헛수고였다. 태어났을 때부터 저주에 걸린 버트 형은 슬픔도 기쁨도, 사랑도 모른다. 그러니 그에게 화내는 대신 다른 방법을 택했다. 결혼식 중간에, 형이 모든 게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할 순간에. 나는 꼴깍 죽어 버릴 것이다. 진짜 죽는 건 아니다. 나는 마법을 사용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 새 삶을 살아갈 거다. 그렇게 버진 로드를 걷던 내 몸이 추락했고, 나는 다시 태어났다. “죽은 게 아닙니다.” 그런데 형이 내 죽음을 부정했다. “어차피 이다음에 태울 몸이라면, 내가 가져가도 상관없겠죠.” 내 장례식에서, 버트 형은 그렇게 말하고서 내 시체를 안고 나가 버렸다. 내가 죽고 난 후, 형이 이상해졌다. *** “정말 미치셨군요, 공자…. 이제는 제가 로웰 경이라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일관성이라도 갖추시지 그래요.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군요.” 내가 끝내 실소를 뱉으며 말하자, 버트 형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그리고 내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실렸다. 내가 인상을 쓰며 손을 떼어 내고 물러서자, 형이 고개를 뒤로 빼며 입을 열었다. “그래…. 계속 그렇게 나오겠다는 거지.” 힘이 들어간 버트 형의 눈에서 차가운 분노가 엿보였다. 못내 섬찟한 기분이 들었으나, 난 몸에 힘을 줘 흔들리지 않게 했다. 버트 형은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을렀다. “그럼 어디 한번 해 보자. 나는 반드시, 네가 스스로 인정하게 만들 거야.”
현재 지표
2026-09-12 기준현재 순위
#34
통합 점수
4.5
조회수
-
관심도
690
별점
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