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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피컬, 시니컬(Typical, Cynical)
리디 (소설)연재중19

티피컬, 시니컬(Typical, Cynical)

작가 박약초

60
원작 보기

장르

로맨스

작품 소개

내 인생은 이 사랑을 깨닫는 순간부터 망했다. 15살 여름. 떠올리는 것만으로 찐득한 6월의 습한 공기가 목을 옥죄었다. 그림자에 절반이 먹힌 앳된 얼굴의 소년이 날 노려보고 있었다. 그곳은 다른 공간처럼 보였다. 창문도 없는 골방, 내 등 뒤의 따가울 만큼 뜨거운 햇볕과 달리 한기마저 도는 그림자 속. 재빨리 소매를 당겨 숨긴 흰 팔뚝에 새빨간 선이 여럿이었다. 앳된 소년의 얼굴에 순간 떠오른 건 치욕과 수치였다. 말을 잊은 채로 그를 쳐다보는 내게 소년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꺼져.” 그리고 33살 겨울. 나는 이 유감스러운 남자를 마음 깊이 동정했다. 저 얼굴과 피지컬이 아까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 3세여도 그 안에 들어앉은 게 인간 혐오와 여성 공포증에 시달리는 공포의 주둥아리라는 걸 알면 도망가야 마땅하다. 마땅했는데. 인간 혐오에 여성 공포증이 뒤섞인 재벌 3세. 공포의 주둥아리의 소유자. 내 공주, 강사언. 나는 이 잘못된 인연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거슬러 올라가 보다, 만남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왜 부른 거야? 나 바빠.” 바쁜 건 사실이었다. 점심시간도 끝나가고. “일 하나 하자고.” 사언의 목소리가 낮았다. 내가 그를 쳐다보자, 쓰레기는 진지한 낯으로 말했다. “민채윤, 돈 줄게. 나하고 만나자.” 돌이켜보건대, 여기가 내 짝사랑의 최저점이었다. 널 어쩌다 사랑하게 되었을까. 가여운 네가 사랑스럽지 않았다면, 난 나를 이렇게 비웃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일러스트: DAMUK

현재 지표

2026-09-05 기준

현재 순위

#12

통합 점수

7.5

조회수

-

관심도

503

별점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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